국립세종수목원 야행 전경 (한국전통정원)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출범과 국립세종수목원 개원은 세종특별자치시에 또 다른 미래를 선사하고 있다. 기존의 ‘행정수도’, ‘한글수도’ 타이틀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줄 ‘정원도시’ 콘셉트가 바로 그 모습이다. 한국수목정원관리원의 등장은 도시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수정은 국가 수목원을 운영하고 미래
부가가치가 큰 정원산업 진흥과 문화 활성화 기능을 수행 중인 기관이다.
국토의 중심부인 세종시에 ‘한수정’의 등장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도시상을 구현하는 한편, 식물 가치의 발견·공유와 보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지속가능성 확대, 국민들의 행복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강원 평창의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등의 소속기관은 국내 도시에 다양한 실증 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매년 관상가치가 우수한 자생식물을 대상으로 실내 광환경 및 실외 건조·염 스트레스에 대한 식물 반응을 분석하고, 스마트가든과 반려식물, 정원조성 등 다방면에 활용 가능한 우수 식물을 발굴해 시장 확산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실내 정원 소재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흡착 능력 검증과 실외 정원 소재로 토양 중금속 정화
능력을 검증해 가정 내 실질적 활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울산 태화강의 기적 상징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 기념비)
순천만국가정원 동문권역 모습
4월부터 수목원 내 가든센터를 오픈해 지역 농가의 식물과 자생식물 등의 판매 기지로 삼고 있다. 해외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202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 사막 속 한국정원을 조성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2024년 정원식물 전시품평회’ 현장과 모델정원 모습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는 2024 대한민국 정원식물 전시·품평회를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열고, 새로운 정원식물 700여 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은 국내 최초의 정원과 반려식물에 대한 이동형 상담소로, 가정 내 정원 문화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한수정 소속이자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은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부터 선도적 야간 개방을 허용하며, 주·야간 차별화된 정원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수목원 내부 배치도 역시 정원 그 자체다. 전통정원과 분재전시관, 어린이정원, 생활정원,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 단풍정원, 치산녹화원, 무궁화원,
치유정원, 후계목정원, 숲정원, 감각정원, 축제마당, 사계절꽃길, 사계절전시온실 등이 조성돼 있다.
한수정이 세종시에서 든든한 토대를 쌓아 올리고 있는 사이, 세종시 역시 정원도시 면모 갖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정원 1~2호인 전남 순천만과 울산 태화강을 롤모델로 삼고, 2030년 도시 완성기까지 지방정원을 지나 국가정원 반열에 올라서려는 로드맵에 올라탔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성패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속된 말로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국가정원으로 가는 길에 험로에 빠져들 공산이 있다. 이 때문에 한수정의 노하우 접목과 세종수목원의 기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전남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울산 태화강국제정원박람회 틈바구니에서 차별화 없는 성공의 길은 없어 보인다.
도시와 예산 규모 등 외형적 토대가 턱없이 부족한 게 엄연한 현실인 만큼, 비교 우위 항목인 인프라 잠재력과 접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실제 세종시는 후발 주자임에 분명하나 ‘정원도시 주무대와 제반 인프라’는 기존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금강에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세종호수공원▲중앙공원 1단계(체육시설과 수목, 잔디광장, 52만 6,000㎡)를 이미 확보했다. 여기에 ▲2027년 중앙공원 2단계(현재 논과 금개구리 보전구역, 87만 5,000㎡)와 국립박물관단지 6개 건축물(19만 9,000㎡), 국회 세종의사당(63만 1,000㎡) 등이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며, 이곳
일대를 정원 관광으로 특화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세종시=정원도시’ 도약의 관건은 더 있다. 세종시와 한수정, 국립세종수목원 등의 관 주도 대신 민관정의 적극적인 공동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앞선 순천만과 태화강 사례는 시민들과 지역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온몸으로 입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명소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민은 쓰레기 수거 등 환경 정비, 기업은
사회적 공헌 활동 및 사업비 기부 등에 주저하지 않았다.
세종시 역시 물량 공세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가든스바이더베이 등 전 세계 명소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보고, 집집마다 마을마다 ‘정원도시’를 만들어 가는 ‘바틈업(bottom-up, 아래→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 야경(물위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