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함께할
희귀·특산식물

백두·세종 편
설레는 한수정 식물 talktalk
글. 박영화 일러스트. 조현진

본체만체하다가 더는 못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난다. 더 자주,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지. 다정한 시선과 손길로 사랑해야지. 그리고 또 한 계절을 함께해 줘서 고맙다고 말해줘야지. 너무나 소중한 희귀·특산식물들이기에.

  • 벌개미취
  • 용담
  • 구상나무
  • 노랑무늬붓꽃
  • 털부처꽃
  • 히어리

벌개미취

꽃말: 너를 잊지 않으리

‘벌개미취’라는 이름은 생소해도 ‘코리안 데이지(Korean Daisy)’는 들어봤을 것이다. 국화과에 속하는 벌개미취는 높이 50~60cm 정도의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남쪽에 자생하고 있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주로 햇볕이 잘 들고,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6~10월까지 연보라색 꽃이 피는데 줄기나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잎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있고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잎이 작아진다. 열매는 11월에 시든 꽃잎을 붙인 채 결실하고, 타원형이며 털이 없다.

용담

꽃말: 슬픈 그대가 좋아요

‘용담(龍膽)​’이라는 이름은 ‘용의 쓸개’라는 의미로, 실제 용담의 뿌리는 곰의 쓸개인 웅담 못지않게 쓴맛을 지니고 있다. 8~10월에 자주색 꽃이 피며, 줄기는 직립하다가 개화기에는 옆으로 눕는다. 주로 산지의 풀밭에서 자라며, 한국, 일본, 시베리아 동부, 중국 동북부에 분포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고산습원과 약용식물원 등지에 식재되어 있다.

구상나무

꽃말: 씩씩한 기상과 굳은 절개

어떤 지역에서만 특별히 자라는 식물을 특산식물이라고 하는데, ‘구상나무’가 그렇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서 서양에서는 ‘코리안 퍼(Korean fir, 한국 전나무)’라고 부른다. 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의 높은 산에서 자생한다. 높이 18m이고, 수관폭 7~8m 정도까지 자라는데, 잎이 짧고 끝이 오목해 따갑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일 정도로 귀한데, 지구온난화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노랑무늬붓꽃

꽃말: 절제된 아름다움

우리나라 백두대간을 따라 높은 산에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로, 종명이 Odaesanensis인 이유도 오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것이다. 여러해살이풀인 노랑무늬붓꽃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보호야생식물이다. 개화 시기는 4~6월로, 높이 20cm 정도로 자란다. 꽃 모양이 독특한데, 바깥쪽 꽃잎은 흰 바탕에 노란 줄무늬가 있고, 안쪽 꽃잎은 흰색으로 보통 2송이씩 달린다. ‘절제된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처럼 아름다워 정원식물로 감상하기 좋다.

털부처꽃

꽃말: 슬픈 사랑

‘털부처꽃’은 여러해살이풀로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 아프리카주와 유럽, 북미주 등 온대지방에 주로 자생한다. 꽃잎은 6장이고 수술은 꽃잎 당 2개씩 12개이며, 그중 6개는 길다. 개화기인 7월에 홍자색으로 피는데, 8월 말경 줄기를 절반쯤 잘라 성장시키면 가을까지 꾸준히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가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22년 털부처꽃의 신품종인 ‘백두분홍’을 발굴해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품종보호를 출원했으며, 매년 평소 만나기 어려운 자생식물 축제 ‘백두대간 봉자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는데, 털부처꽃이 대표 수종이다.

히어리

꽃말: 봄의 노래

지리산, 무등산, 백운산, 광교산 기슭에서 자생하는 우리의 대표적 특산식물로, 학명에도 ‘coreana’가 들어간다. 한때 멸종위기종이었으나 지금은 자생지가 비교적 풍부해진 편이다. 히어리는 3월 말에서 4월 중에 밝은 노란색 꽃이 피는데, 높이 1~2m 정도로 자란다. 모양과 색이 개나리와 닮아 멀리서 보면 개나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1개의 가지에 8~12송이 정도가 한꺼번에 피어나고, 꽃의 바깥쪽에 털이 없는 꽃잎과 꽃받침이 달리며, 안쪽과 가장자리에는 작은 털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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