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해 보아요!
내가 만일 나무라면…

설레는 한수정 자연의 위로
자료제공. 뜨인돌출판
내가 만일 바다라면··· 내가 만일 사슴이라면···
하지만 나는 정말 무엇일까요?
아름답게 돌고 도는 자연과 오래오래 함께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요.
상상할 수 있다면 사랑할 수 있거든요!

내가 만일 나무라면,
가지들은 바람 소리에 맞춰 춤췄을 거야.

내가 만일 바다라면,
나는 고래들과 함께 노래했을 거야.

내가 만일 고래라면,
나는 소금처럼 새하얀 향유고래였을거야.

내가 만일 소금이라면,
사슴이 먹는 풀에 간을 맞췄을 거야.
내가 만일 사슴이라면,
내 뿔들을 형형색색의 새들로
장식했을 거야.

내가 만일 구름이라면,
숲에 있는 나무들에 비를 뿌렸을 거야.
그러나 나는 구름이 아니고,
이슬이 아니고, 꽃이 아니고,
새나 사슴이나 고래가 아니고,
바다나 모래나 사막도 아니어서···

나는 나무가 자랄 수 있게 씨앗을 심고
바람 소리에 맞춰 나뭇가지들과 춤출 거야.

<내가 만일 나무라면>
글. 필라르 로페즈 아빌라 ㅣ 그림. 지나 로사스 몬카다 ㅣ 옮김. 오은

<내가 만일 나무라면>은 인간 외에도 나무, 바람, 바다, 고래 등 다양한 존재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쳐준다. 그들과 오래오래 함께하려면 우리 자신과 전혀 다른 무언가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상상력과 기꺼이 보살필 줄 아는 사랑의 힘이 중요하다고 잔잔하면서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내가 만일 나무라면>의 이야기 진행 방식이 독특한데, 앞에 나오는 단어를 뒤의 문장이 받는 형식이다. 그렇게 모든 문장이 연결되어 돌고 도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그 무엇도 홀로 오롯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