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한수정 사람들

우리는 한수정 한수정 사람들
글. 박영화 사진. 고인순

식물이, 나무가, 숲이 사라지고 있다. 언제나 당연하게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착각이었다. 어쩌면 자연이 만들어 내는 초록빛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현실에 영웅처럼 나타난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사람들이다. 이들을 만나기 전에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왜 만들어졌고, 어떤 일을 어떻게 해내고 있는지···. 많은 물음 뒤에 알게 된 사실은, 이들의 하루하루는 현재를 살고 있는 인류를 위한 일이자,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수정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초록의 자연이 우리와 영원할 수 있도록.

시드볼트센터 배기화 센터장

야생식물종자실 나채선 실장

정원진흥실 남수환 실장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시드볼트’를 들어보셨나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전쟁 같은 지구재앙으로부터 식물의 멸종을 막고 유전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세운 종자저장시설입니다. 종자를 뜻하는 ‘시드(Seed)’와 금고를 뜻하는 ‘볼트(Vault)’의 합성어로, ‘종자를 보관하는 금고’이지요. 시드볼트는 우리나라와 노르웨이, 전 세계 단 두 곳뿐이며, 국내 시드볼트를 한수정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시드볼트센터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배기화 센터장
야생식물종자실은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활용을 수행하고 있는 부서로, 야생식물종자의 수집부터 안전한 저장을 위한 시드뱅크 운영, 그리고 종자 활용을 위한 연구까지 포괄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내부적으로는 시드볼트의 과학적 운영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종자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종자수집사업, 종자정보구축사업, 중앙아시아 네트워크사업, (다부처)산림종자 거점은행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채선 실장
정원진흥실은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산업 진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입니다. 특히 정원분야 관련 중장기계획 수립과 신규사업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정원평가(국가·지방정원), 정원컨설팅(지방·민간정원/지자체 추진 생활정원), 정원조성(생활정원 및 공공정원), 스마트가든조성 지원,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정원드림 프로젝트), 반려식물 프로젝트(이동형 클리닉), 신규기관 건립 및 지원(국립한국정원문화원, 정원소재실용화센터), 정원산업플랫폼 구축(ISP) 등이 있습니다.
남수환 실장

한수정은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기후변화나 마음의 병(우울, 외로움 등) 등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공간이자, 산림생물자원 보전이라는 미래를 위한 공간이니까요.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2023년 2월 한수정이 공공기관 최초로 산림생명자원 책임기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기관과 업무협의를 진행하며 굉장히 노력했어요. 농업부분에서는 수입금지식물이지만 우리에겐 미래세대를 지켜줄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데, 책임기관이 아니면 수입금지식물을 폐기해야 했거든요. 다행히 산림생명자원 책임기관이 되었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 온 수입금지식물이 포함된 야생식물종자를 시드볼트에 저장하게 된 게 기억에 남습니다.
배기화 센터장
정원진흥실은 주무부처인 산림청의 정원사업을 전담하는 부서입니다. 그렇다 보니 계획된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이 급하게 추진되곤 하는데요. 그 예로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박람회인 첼시플라워쇼가 매년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데, 올해 5월 우리나라 황지해 작가가 참여하면서 이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했고, 금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현재는 10월부터 열린 2023 카타르 도하 원예엑스포에 출품할 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수환 실장
지난 8월 1일에는 우리원 최초로 코이카가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1차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대한민국이 공적원조 지원 중점협력국으로서, 지구생물다양성 핫스폿 지역인 파라과이에 한국형 종자보전과 종자를 통한 생태복원 기술을 원조하는 사업입니다. 앞으로 현지조사, 국회예산확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직원들과 즐겁게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배기화 센터장
어렵고 멀고 먼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직원들을 칭찬해주세요.
제가 축구를 엄청 좋아해서 직원들의 역할을 축구 포지션에 비유해 보려고 합니다. 시드볼트센터는 국제원조협력을 책임지고 있는 남종우 대리와 산림청 지정 책임기관의 운영을 담당하는 이재현 대리가 투톱이라면, 국외 거점형 종자보존네트워크를 담당하는 김영빈 주임이 리베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비라인은 서무를 담당하는 김서진 주임인데,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센터백입니다. 그리고 데이터클리닝 등 꼭 필요한 업무를 하고 있는 조경미 주임이 윙백을 맡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감독 겸 골키퍼입니다.
배기화 센터장
야생식물종자실은 팀 단위의 작은 실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종자정보구축사업과 다부처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면서 시드뱅크(現종자보전) 운영업무가 저희 실에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조직이 개편되면서 종자수집사업까지 추가되었고, 현재는 정원이 23명입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힘을 내준 실원들이 있었기에 연구직군에서 평가 1등이라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나채선 실장
정원진흥실은 정원기획팀, 정원산업팀, 정원문화팀 이렇게 세 개의 팀으로 나뉩니다. 전체 18명인데요, 실원 대부분이 정원 전공자가 아니에요. 전공이 아니어서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틀에 갇히지 않은 시각 덕분에 다양한 정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수환 실장
한수정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한수정은 2017년 ‘한국수목원관리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가 2021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정원산업 진흥 및 정원문화 활성화에 관한 사업이 추가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정원을 국민 가까이에 조성해 나가기 위한 시작점을 함께했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남수환 실장
저는 지난 6월에 발표된 기획재정부 주관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한수정이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 유관기관 선배들에게 축하 전화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한수정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배기화 센터장
언젠가 경상대 교수님이 “학생들이 한수정에 취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신 적이 있어요. 교수님이 학생들과 면담을 했는데, 한 학생의 소원이 “시드볼트에서 일하면서 전 세계 종자보전에 앞장서고 싶다”고 했답니다. 그 학생을 위해 제게 취업 방법을 물어보신 거였어요. ‘한수정이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장이구나’ 하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고 자랑스럽더라고요.
나채선 실장
제가 시드볼트를 소개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시드볼트가 봉화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면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직원들에게도 “시드볼트가 한수정에 있다는 것을 평생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배기화 센터장
앞으로의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국제네트워크와 공동연구를 좀 더 하고 싶습니다. 자생식물 종자를 지속적으로 수집, 보전, 연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외 기관에서 배우고, 또 우리의 기술을 가르쳐 주면서 다른 나라와 함께 발전하고 싶습니다.
나채선 실장
나채선 실장님과 바람이 비슷한데요. 파라과이와 진행 중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동시에, 제2, 제3의 원조대상국을 찾아 우리의 기술을 전해주면서 전 세계적으로 산림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싶습니다.
배기화 센터장
저도 이뤄내고 싶은 것들이 많아요. 먼저 수목원·정원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략을 수립한 단계인데요. 경쟁을 통해 선정되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서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 같지만, 실원들과 함께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또 정원문화와 정원산업 진흥에 관한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특화된 전담 기관으로 ‘국립한국정원문화원’과 ‘정원소재실용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잘 건설되어 우리나라의 정원이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남수환 실장

한수정은 축구 구단주, 저는 그 구단의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수목원, 정원이 국민에게 더욱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선후배,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