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세종수목원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우리는 한수정 언제나 수목원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자연과 사람 문화를 담다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의 상징과도 같은 한국전통정원. 한국전통정원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도담정은 수목원 관람객에게 인기가 많다.

가끔은 빌딩 숲을 벗어나 초록빛 자연으로 가 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시간적, 지리적인 상황으로 어렵다면? 국립세종수목원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2020년 10월에 문을 연 국립세종수목원은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러 정부 부처가 위치해 있고, 접근성이 좋은 세종에 국립수목원이 문을 연다는 소식에 개원 전부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며 다양한 전시, 정원교육,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덕분에 세종에 왔다면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가 되기도 했다. 넓은 면적에 다양한 주제원들과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방문자센터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바로 보이는 가든센터에서는 다육식물, 장구채, 블루베리 묘목 등 다양한 식물들을 구매할 수 있다. 식물구매뿐만 아니라 셀프 분갈이도 가능하고 필요한 도구들도 살 수 있다. 식물을 가꾸고 기르기를 좋아하는 ‘식집사’들에게는 이곳만큼 재미있는 공간도 없을 것 같다.

이제 사계절꽃길을 따라 국립세종수목원의 자랑거리 사계절전시온실로 가볼까. ‘붓꽃’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국내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인 이곳은 열대온실, 지중해온실, 특별전시온실로 나누어져 있다. 특별전시온실에서는 ‘피노키오의 향기로운 모험’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식물의 향’이라는 주제로 나무 향, 과일 향, 꽃 향 등 다양한 향기를 맡으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귀여운 피노키오 조형물과 상큼한 과일 조형물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것도 이 전시의 필수 코스.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아할 만한 소재이니 10월 13일 전시가 종료되기 전까지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를 둘러보고 지중해온실, 열대온실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말기를. 지중해와 열대우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으니까.

사계절전시온실을 나와 발길 닿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사계절전시온실 앞 축제마당에서 사진을 찍고, 쉬어가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좋은 계절, 좋은 날씨를 만끽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스레 국립세종수목원의 또 다른 볼거리 한국전통정원에 다다르게 된다. 한국전통정원은 궁궐정원, 별서정원, 민가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궁궐정원은 조선시대 궁궐정원인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 권역을 본떠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배롱나무, 향나무, 버드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솔찬루에 걸터앉으면 국립세종수목원의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데, 그야말로 장관이다. 맑은 하늘과 초록의 수목원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국전통정원을 지나면 나오는 분재원은 자연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분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생명 예술의 가치를 조명하고, 한국의 분재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조성되었다. 여기서는 다양한 분재와 전시를 볼 수 있다. 분재원 한편에 마련된 분재 장인의 공간에서는 분재관리법과 다양한 분재 도구를 살펴볼 수 있어, 분재에 관심 많은 사람에게는 유익한 배움의 공간이 될 것이다.

흐르는 물을 따라가다 보면 청류지원에 다다른다. 청류지원은 금강의 물이 유입되는 함양지에서 출발한 물길이 전통정원을 돌아 민속식물원까지 흐르며 계절별로 다양한 경관이 연출되는 곳이다. 청류지원 내에는 붓꽃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붓꽃원에서는 꽃창포, 루이지아나붓꽃, 시베리아붓꽃, 노랑꽃창포를 볼 수 있다. 붓꽃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 아쉬움이 남는 관람객을 위해,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지난 5월 14일부터 6월 8일까지 ‘붓꽃이 피어나는 버스여행’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대로 발걸음을 돌리기는 아쉬워 거의 끝에 있는 무궁화원까지 하염없이 걸어 본다. 앙증맞게 피어있는 흰색 데이지가 또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이렇다. 어느 한 곳을 목적지로 정하지 않아도 된다. 느낌 가는 대로, 발길 가는 대로 가다 보면 그 어느 곳에서라도 여유와 쉼을 누리며 계절이 선사하는 행복을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다. 그것이 이곳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초록빛 계절을 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이보다 더 명확하게 이곳을 수식할 만한 말이 있을까.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깊은 산속에 다양한 산림생물자원을 품고 있다. 보전 가치가 높은 식물자원과 전시원, 백두대간의 상징 백두산호랑이, 세계 유일의 야생 식물종자 영구저장시설 시드볼트까지. 가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답다.

봄과 여름 사이, 청명한 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매력은 배가된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탁 트인 초록빛 세상을 눈에 담고,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옹기종기 모여 수목원을 누비기에 바쁘다. 관람 팁을 주자면,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빠르게 핵심 장소만 보고 싶은 사람들은 트램을 이용하면 좋고,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목원 곳곳의 숲길을 따라 쉬엄쉬엄 걸어보기를 바란다.

진입광장에서부터 약용식물원까지 이어지는 진입광장숲길, 약용식물원에서 건천계류 옆 화살표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명상숲길, 짧은 시간 안에 잣나무숲을 돌아볼 수 있는 잣나무숲길 등 초록빛 모습은 같지만 각자 다른 매력을 간직한 숲길들이 여유와 쉼을 선사해 줄 것이다.

걷다 보면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식물들과 꽃을 볼 수 있는 행운도 주어진다. 이맘때는 미나리아재비, 비비추 슈가대디와 기린초, 좀개미취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정표가 존재하지만, 발길 닿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자유롭게 거닐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쉬어가도 좋다. 그곳이 어디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라면 자연과 하나 됨을 느낄 수 있으니까.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백두산호랑이는 이곳의 상징과도 같다.

깊은 숲속을 거닐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

강원도 평창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다른 수목원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지만 하나하나 둘러보면 다양한 자생식물로 빼곡히 채워져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식물원을 돌아보면 각시괴불, 산딸나무, 층층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민간이 운영하다가 2021년 7월 산림청으로 기증되어 지금 한창 새 단장 중이라 구역마다의 명칭은 바뀔 예정이지만, 식물들은 언제나 그랬듯 늘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다하는 중이다. 걷다가 발견한 작은 돌담 사이로 피어난 한 송이의 노랑무늬붓꽃은 자생식물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비, 바람을 견디고 자신의 힘으로 자라서 꽃을 피운 모습에서 강인함이 느껴진다.

가볍게 산책을 마쳤으면 구름다리를 건너볼까. 다리 아래로 흐르는 시냇물과 초록빛 나무들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다리를 건너면 여기서부터는 또 다른 식물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깊은 숲속 같달까. 하늘 높이 솟은 장엄한 소나무들이 관람객을 반기고, 한계령풀, 복주머니란, 돌단풍 등 모양이 서로 다른 자생식물들이 길목마다 자리하고 있어 숲속 탐험을 하는 것 같다. 식물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색색의 꽃들을 발견하는 것도 이곳의 재미다. 초록 식물들 사이로 피어난 댕강나무, 병아리꽃나무의 하얀 꽃은 마치 숲속의 진주 같다.

재정비를 마치고 나면 한층 더 싱그러운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할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지금도 아름다운데 새롭게 펼쳐질 이곳은 또 어떤 모습일까. 벌써 기대된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우리 꽃과 나무로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자생식물원으로, 올해 하반기 재개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