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축제는 영등포구가 공원, 가로변, 골목길, 하천 등 동네 구석구석에 정원을 조성하면서 ‘정원도시 영등포’를 선언했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축제를 연 것이다. 철공소 등이 집중돼 있어 서울의 대표적인 준공업 지역으로 꼽혔던 영등포구의 화려한 변신에 시민들도 반가워하며 축제를 즐겼다.
축제는 ‘정원소풍’을 주제로 꾸민 8개의 테마존에서 진행됐다. 다양한 콘셉트의 정원으로 꾸며졌는데, 그중에서도 전문가가 디자인하고, 목수국, 알리움, 둥근측백, 핫립세이지 등이 식재된 ‘대표정원(보더가든)’과 정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주민이 직접 가드닝한 공간인 ‘주민정원’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외에 소나무 그늘을 무대로 활용한 ‘숲공연장’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 신명나는 풍물놀이와 클래식 등 멋진 공연이 펼쳐져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반려식물 문화 확산을 위해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도 함께했다.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은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더불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산림청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주관한 사업이다. 반려식물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을 추천해 주고, 물주기, 분갈이,
병해충관리 등 건강한 반려식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치료가 필요한 식물들을 진단 처방해 주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클리닉을 찾은 한 방문객은 “식물을 좋아해서 여러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관리방법을 잘 몰라서 오래 가지 못해 속상했었어요. 왜 잎이 노랗게 변했는지, 왜 잎이 말랐는지 궁금했었는데,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식물을 돌보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게 되어 기쁩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은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전문장비(수목진단기, 토양진단기, 광합성측정기)가 탑재된 5톤(푸르-런Run)과 3.5톤(싱그-런Run) 2대의 특수 트럭을 운영 중이다. 행정복지센터, 정원 관련 박람회, 복지시설, 교육시설 및 정원관리 소외지역을 찾아가고 있다.
“지자체나 기관에서 요청이 오면 전국 어디든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이 찾아갑니다. 요즘 정원박람회가 전국에서 많이 열리고 있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니면서 느끼는 게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반려식물 키우는 데 관심이 늘었고,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질문하기도 하고, 식물에 관심 있는 어르신도 많으세요. 연령대가 정말 다양해진 것 같아요. 하루에 30여 명 정도가 상담하러 오시는데요. 점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저희도 더 즐겁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동안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을 찾은 방문객은 100여 명. 식물에 대한 상담을 받기 위해 찾은 사람도 있었지만, 나만의 반려식물을 만들어보는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이었다.
이날 체험은 ‘나만의 선인장 심기’였다. 피쉬본선인장, 눈꽃선인장, 괴마옥선인장, 축전선인장 등 5가지 종류가 준비되었는데, 체험을 진행한 강사는 선인장이 공간의 제약이 적고, 비교적 관리가 수월해 인기 있는 반려식물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은 먼저 화분 바닥에 배수층 역할을 하는 만석을 깔고, 다음에 선인장 전용 흙을 채운 뒤, 선인장 모종을 넣어준다. 마지막에 멀칭작업으로 마사토로 마감해 주면 된다. 마무리로 선인장 이름이 적힌 깃발을 꽂고 귀여운 피규어로 장식하면 나만의 반려식물이 완성된다. 체험에 쓰인 화분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과 천연석을 섞어 만든 친환경 화분을 준비해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사전 신청을 통해 모인 참가자들은 강사의 설명에 따라 화분에 조심조심 흙을 담으며 선인장을 심었고, 30여 분만에 완성한 화분을 들고는 이리저리 살펴보며 신기해했다.
손에 직접 흙을 묻히고, 화분에 난석과 마사토를 깔고, 겹겹이 얽힌 뿌리의 생김새를 확인하며, 직접 식물을 심는 과정은 이를테면 한 생명의 시작을 함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특별하고도 소중한 체험으로 사람들이 더욱더 식물을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