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대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바쁘게 살아가던 하루하루.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유일한 것은 식물이었다. 바쁜 내 삶과는 달리 천천히 뿌리내리며 제 시간을, 제 삶을 살고 있는 식물들은 가히 매혹적이었다. 결국 김미애 대표는 쳇바퀴처럼 바삐 돌아가는 삶에서 빠져나와 식물처럼 살기로 했다.
“식물을 키우려면 꾸준히 노력해야 해요.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요. 식물에 대해 알아가다 보니 제가 알게 된 지식을 주변 사람과 나누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창업을 생각하게 된 거죠.”
창업에 대한 거창한 포부보다는 스스로 받았던 위안을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다. 프레즈먼트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식물에게 받았던 위로는 점차 사람으로 옮겨갔다.
선인장 키트 박스내부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사람들과 만나다 보면 이래서 이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식물을 대할 때 사람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하거든요. 댁으로 가져갔던 식물을 잘 키우고 있다고 제게 자랑도 하시고, 사진도 보여주시는데 그 모습에서 행복이 느껴져요. 그럴 때면 저도 덩달아 보람을
느끼죠.”
삶의 중심을 식물로 옮기고 나니 비로소 보이지 않던 행복이 찾아왔다. 김미애 대표는 가드닝 기초 수업과 테라리움, 플라워 디자인, 분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모두가 식물을 통해 내면의 충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식물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이드의 역할로 프레즈먼트는
어느새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프레즈먼트는 서울시 연남동 작업실에서 식물과 분재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대표적인 사업은 가드닝 클래스다. 기업 워크숍이나 행사를 주로 기획하고 있다고. 여러 사람에게 같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물을 따로 소분하던 것이 이제는 반려식물 키트가 됐다. 프레즈먼트의 반려식물 키트는 2022년에 산림청장상
특별상을 받았고 2023년에는 국립세종수목원장상 인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의 각별한 인연도 반려식물 키트 업체 간담회로부터 시작됐다.
“한수정에서 제 키트를 보시고 간담회에 불러주셨는데 그 후로 다양한 방향성도 제시해 주시고 여러 아이디어도 더해 주셨어요. 정원문화 확산과 정원산업의 진흥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일을 성사해 나가는 것 같아서 믿음이 가요.”
2023년에 인기상을 수상한 자생식물 식재 키트는 정원소재실에서 발굴하고 실내 환경 우수 자생식물로 소개된 홍지네고사리를 활용했다. 아름다운 자생식물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김미애 대표는 앞으로도 한수정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식물을 식물 키트 업체들이 활용하고 상품화하여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식물에 대해 잘 알고 식물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좋은 해법을 제공하고 싶다는 김미애 대표. 일상에서 자연과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기분 좋은 변화를 계속해서 이끌어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