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베르네 부인의 장미정원>은 베테랑 원예사와 신입 원예사들이 함께 장미정원을 운영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대를 이어 장미정원을 운영하는 에브 베르네(카트린 프로)는 장미에 관해서는 따라올 자가 없는 프랑스 최고의 원예사지만 재정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던 와중 보호관찰 중인 신입직원 세 명을 채용하게 되고, 원예 지식이 전무한 이들 삼인방은 도움은커녕 실수를 연발한다. 그러나 베르네는 이들을 내치는 대신 장미 키우는 법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가르친다. 베르네와 삼인방은 파산 위기, 대기업의 견제 등 역경 속에서 장미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장미정원의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어떤 꽃이든, 어떤 인생이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배와 접붙이기를 통해 키운 장미가 어떤 꽃을 피우고 어떤 향기를 풍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목표하는 바를 향해 열심히 달리더라도 어떤 결과를 얻게 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장미 한 송이를 돌보는 데도 정성이 필요하듯 인생도 물을 주고 가지를 치면서 섬세하게 가꿔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입 원예사 중 한 명인 프레드(마넬 풀고)는 베르네 덕에 특별한 후각을 지녔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향사라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다른 신입 원예사들도 장미정원에서 각자의 꽃을 피워낸다. 사회낙오자로 낙인찍힌 이들의 인생 역시도 저마다의 모습으로 아름다우며, 그 아름다움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향한 관심과
스스로를 위한 돌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수작이다.
첼시 플라워 쇼는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의 정원박람회로 정원 디자이너들이 꿈꾸는 무대다. 한국에서는 황지해 작가가 2011년, 2012년에 이어 지난해 세 번째로 첼시 플라워 쇼 금메달을 수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플라워 쇼>는 첼시 플라워 쇼에서 25세 나이로 최연소 금메달 수상자가 된 메리 레이놀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아일랜드 시골에서 성장한 메리(엠마 그린웰)는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는 신념으로 자연 그대로를 담은 정원을 만들고 싶어 한다. 도시로 나간 그녀는 유명한 정원 디자이너의 인턴이 되지만,
아이디어만 빼앗기고 해고당하자 꿈이었던 첼시 플라워 쇼에 출전하기로 한다.
메리는 우여곡절 끝에 지원자 2천 명 가운데 최종 8명에 들지만 후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계속해서 벽에 부딪힌다. 그녀는 화려하고 인공적인 정원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은 야생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식물학자 크리스티(톰 휴즈)와 의기투합하고, 결국 첼시 플라워 쇼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주인공이 수많은 난관 끝에 목표를 이룬다는 기본적인 줄거리에 남녀 주인공의 사랑, 아일랜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자연과 정원에 대한 메리의 올곧은 신념은 자연 본연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경력도 없다시피 한 그녀가 세계 최정상 디자이너들이 경쟁하는 첼시 플라워 쇼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진정성 덕분이었다. 자연과 인생에 있어 가장 우선한 가치는 진실한 모습이며, 행복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사실을 전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