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Highlight
우리의 영화를 시작해

국립세종수목원
윤석민 대리 윤현주 대리 김수정 주임
우리는 한수정 아주 느긋한 휴식
글. 정재림 사진. 정우철
울긋불긋하게 물든 단풍을 배경으로 걷고 있는 세 사람, 파인더 속에선 저마다 가을 운치를 즐기는 데 한창이다.
카메라를 클로즈업해 가까워지면 분위기는 금세 바뀐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화기애애한 청춘영화가 펼쳐진다.
바로 이곳 미동산수목원에서.

영화 같았던 우리의 만남!

미동산수목원의 가을과 꼭 닮은 옷차림새의 세 사람이 등장했다. 바로 국립세종수목원에서 근무하는 윤석민 대리, 윤현주 대리, 김수정 주임이다. 세 사람은 부서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업무상 함께 협업하고 도우면서 서로를 알아갔다고.

“윤석민 대리님께서 제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사내 메신저로 응원해 주신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당시에 많은 위로가 됐거든요. 윤현주 대리님과는 입사 초반에 재무회계 업무를 맡게 되면서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논의도 하며 동병상련을 느꼈고요.”

영화 속 히어로의 등장이 이러할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소중함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김수정 주임은 자주 만나지 못해도 언제든지 안부를 묻고 소통할 수 있는 인연이 생겼다며 미소 지었다. 첫 만남에 이어 친분을 쌓게 된 계기도 있었을 터. 세 사람이 더욱 친밀해진 계기를 물었다.

“제가 기획한 사내 영화제에 두 분이 열심히 참여해 주셨어요. 김수정 주임님은 당시 본원에 계셨는데도 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고, 윤현주 대리님은 가족과 함께 영화제를 알차게 즐겨주셨죠.”

사내 영화제에서 경품도 타고, 먹거리도 나누면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문화생활을 했다며 세 사람은 한바탕 왁자지껄했다. 어느덧 세 사람은 청춘영화의 주인공들이 되어 데크길로 꾸며진 힐링코스 ‘열린마음나눔길’로 접어들었다. 턱이 없는 평지 형태의 산책길이 지상에서 5~8m 높이로 조성돼 나무들과 한층 가까워졌다. 따뜻한 커피와 포근한 옷차림 그리고 가을빛으로 뒤덮인 수목원의 자연 풍경까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펼쳐놓은 듯한 모습이다.

앞으로 만들어갈 이야기들

“2021년 하반기에 숲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할 때 이곳 미동산수목원에서 연수를 했어요. 그때 실습을 도와주셨던 숲해설가 선생님이 열정이 넘치셨어요. 가을에 실습해서 수목원 전체에 풍겼던 달큰한 계수나무 향과 하트 모양의 예쁜 잎들도 기억나고요.”

윤석민 대리는 익숙한 발걸음으로 일행을 이끌었다. 미동산수목원은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으로부터 공립수목원 부문 전국 최우수 교육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수목원 중심에 위치한 저수지 ‘상록담’을 배경으로 다 함께 기념사진도 남기며 가을 나들이를 톡톡히 해본다. 상록담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는 미동산자락에 위치한 수목원 곳곳의 전나무와 밤나무들이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영화 속 히어로처럼
서로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우리.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도
부지런히 행복의 순간을 수집하기.

“수목원에서 근무하면 계절마다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바쁜 업무에 시간 가는 줄 모르죠. 미동산수목원은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이렇게 방문하게 돼서 올해 단풍 구경은 다 충족된 것 같아요.”

김수정 주임의 이야기에 윤현주 대리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 영화제를 통해 환기되었던 것처럼 두 분과 함께 가을 수목원을 돌아보니 추억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겠어요?”

세 사람은 붉게 물든 ‘단풍나무원’을 지나 ‘메타세쿼이아원’까지 가을 길 산책을 이어갔다. 낙엽이 쌓여 내딛는 발걸음마다 융단을 밟는 듯 푹신하다. 나무에 기대기도 하고 수목원 곳곳에 비치된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며 계절이 준 선물 같은 시간을 충분히 누려본다.

“일상의 작은 행복을 함께 누리는 건 뜻깊어요. 평소에 점심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국립세종수목원 인근의 세종호수공원을 도는데요. 많은 분이 함께 누렸으면 해서 주변에 전파도 하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여는 사내 영화제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했어요. 직원분들이 작게나마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거든요.”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도 부지런히 행복의 순간을 수집하는 것. 바로 윤석민 대리에게서 샘솟는 유쾌함의 원천이 아닐까. 앞으로도 각자 그려나갈 삶의 장면에서 이따금 서로의 조력자로 등장해 주길. 가을날의 동행이 멋진 한 장면으로 기억되길 바라본다.

· 미동산수목원, 추천 포인트! ·

윤석민 대리

수목원운영실
“상록담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꼭 사진을 남겨보세요!”
김수정 주임

전시원실
“11월의 미동산수목원은 가을 풍경을 즐기기에 딱이에요.”
윤현주 대리

정원교육실
“메타세쿼이아원에 쌓인 단풍과 낙엽 융단을 꼭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