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한수정

정원의 서랍

식물의 달콤한 유혹,
국립세종수목원 <스위트가든>

식물의 달콤한 유혹, 국립세종수목원
<스위트가든>

먹고, 마시고, 향을 맡고, 바라보며 즐기는 식물 전시

케이크 한 조각, 솜사탕 한 입, 향긋한 커피 한 모금.
우리가 무심코 즐기는 디저트에는 생각보다 많은 ‘식물’들이 숨어 있다. 지금 국립세종수목원 특별전시온실에서는 이 달콤한 비밀을 하나씩 풀어내는 기획전시 스위트가든이 펼쳐지고 있다. 스위트가든은 마치 디저트 카페에 들어선 듯한 다섯 개의 테마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저트 속 숨은 식물들의 정체 그리고 식물이 들려주는 달콤한 맛의 역사와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스위트가든은 어느새 당신의 기억 속 ‘가장 맛있는 정원’으로 남게 된다.

스위트홈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잃고 들어섰던 과자집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 아닐까. 쿠키로 지은 지붕, 마시멜로로 장식한 벽, 시나몬으로 향을 입힌 창틀까지- 상상 속 집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시멜로 조형물 사이사이엔 접시꽃이 심겨 있다. 놀랍게도 우리에게 익숙한 마시멜로는 바로 이 꽃의 뿌리즙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과자집 주변으로 탐스럽게 수국이 피어 있다. 마치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피어난 하늘빛 꽃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이것도 먹을 수 있어요?”
달콤한 상상력이 샘솟는 이곳은, 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동화 같은 정원이다.

스위트홈
스위트홈

아치형 붉은 벽돌문을 지나면 보이는 핑크빛 회전목마. 스위트가든의 공식 포토존이자 가장 많은 셔터가 눌리는 곳이다. 마음에 드는 디저트 의자에 앉아 달콤한 추억을 남겨보자!

프루츠밸리

이름 그대로 과일이 주인공인 계곡이다. 귤, 레몬, 구아바, 블루베리, 바나나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고이는 과일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애플망고 나무 앞에서는 “따서 먹어도 되나요?”라는 속삭임이 종종 들려오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눈으로만 맛보는’ 정원이다. 프루츠밸리의 작은 물길 위를 둥둥 떠다니는 과일 모형들은 마치 갓 짜낸 과일주스를 연상시킨다. 귤나무 아래 심어진 메리골드는 얼핏 보면 바닥에 떨어진 귤처럼 보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디저트에 과일이 빠질 수 없는 이유는 그 오랜 역사에 있다. 고대에는 꿀과 함께 생과일을 즐겼고, 중세에는 말린 과일을 넣은 파이나 푸딩이 귀족의 식탁을 장식했다. 설탕이 보급된 이후에는 잼과 콩포트 같은 새로운 디저트 문화가 탄생했다. 과일 한 입에는 생각보다 깊은 시간이,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프루츠밸리
프루츠밸리

텃밭이 없어도, 흙을 만지지 않아도 딸기 농부가 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가정에서도 손쉽게 신선한 딸기를 키울 수 있는 스마트 재배 시스템을 직접 볼 수 있다.

브레드파크

빵 굽는 냄새가 날 것 같은 식물 정원. 사람 키만 한 케이크와 마카롱, 크로와상 조형물이 베이커리 쇼윈도처럼 관람객을 맞이한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포토존이다. “케이크에는 어떤 음료가 어울릴까?” 포토존 뒤편에는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다. 작고 둥근 커피 열매는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조용히 알려준다. 허브티도 빼놓을 수 없다.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처럼 향긋한 허브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어 차분하고 따뜻한 향기로 공간을 감싼다.
이곳의 숨은 주인공은 ‘동양의 바닐라’라 불리는 판단(Pandan). 판단은 동남아에서 케이크, 젤리, 밥과 음료에 향을 입히는 데 쓰이며 특히 판단잼은 이국적인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국내 수목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식물로, 이곳 브레드파크에서만 특별히 만나볼 수 있다.

브레드파크
아이스초코숲

디저트에서 초콜릿을 빼놓을 수 있을까? 아이스초코숲은 초콜릿, 아이스크림, 꿀처럼 달콤한 식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다. 숲길을 걷다 문득 코끝을 간지럽히는 익숙한 향기, 어디선가 초콜릿 냄새가 난다면, 그 식물은 바로 카카오나무다. 국내 수목원 중 실제 카카오나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그래서일까, 이 앞에선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느려진다.
초콜릿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또 다른 향, 바닐라도 이 숲에 함께한다. 바닐라 향의 원천인 바닐라난초 그리고 코코넛 향을 닮은 막실라리아 등 다양한 이색 식물들이 어우러져 아이스초코숲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아이스초코숲

수목원 한가운데 아이스크림 가게가 등장했다?! 입으로 먹는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향’으로 경험하는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의 재료로 활용된 식물의 향을 맡아 볼 수 있다.

초록이 머무는 곳정원문화를 체험하면서 배우는
국내 최초의 정원문화 전문기관
국립정원문화원
내가 한 수 위!자연의 회복을 심는 사람들
국립세종수목원 자생식물종자공급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