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한수정
초록 동행
우리 손으로 여는 ‘국화축제’
함께 이루는 첫 번째 약속을 향해
정가목원 정성윤, 이오영 대표
세종시 전의면에 자리한 정가목원. 정성윤, 이오영 대표가 환하게 맞아준다. 하우스 안에 들어서자 삽목을 마친 국화들이 정갈하게 줄지어 자라고 있다. 모두 한수정 지역상생사업 농가육성프로그램의 멘토로 활동하며, 멘티 농가들과 함께 심은 것들이다.
“언젠가 이 국화가 활짝 피어날 즈음, 멘티들과 함께 국화축제를 열어보고 싶어요.”
지금 이곳에서는 지역농가의 내일을 향한 희망도 함께 자라고 있다.

Q1. ‘정가목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건 한 20년 전쯤, 아내가 소나무를 좋아하게 되면서였어요. 아내가 묘목을 하나둘 키우다 보니 점점 규모가 커졌고, 저도 직장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조경수 위주였지만, 요즘은 초화류 쪽으로도 방향을 넓히고 있는 중입니다. 농장 이름은 원래 ‘창성농원’이었는데 같은 이름을 쓰는 업체가 있어서 고민 끝에 이름을 ‘정가농원’으로 바꿨죠. ‘따뜻할 정(情), 아름다울 가(佳)’ — 뜻 그대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나무를 키우는 농장이라는 뜻입니다.
Q2. 조경수 재배를 하시다가, 어떻게 화훼 쪽을 함께 하게 되셨나요?
코로나 이후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조경수만으로는 버티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나무는 몇 년씩 길러야 수익이 나고 시장도 워낙 변동이 크니까요. 그때 마침 세종시에서 국제정원박람회 준비를 위한 초화류 시범재배사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그땐 초화류 경험이 거의 없어서 많이 서툴렀어요. 그래도 시청과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컨설팅도 받고 교육도 받으면서 하나씩 배워 나갔죠. 초화류는 두세 달이면 꽃이 피고 수익이 도니까, 농가 입장에선 훨씬 안정적인 구조죠.


Q3. 한수정의 지역상생사업에 처음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21년에 우연히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열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게 인연의 시작이었어요. 처음엔 정원장터부터 참여했고, 이후 상생위탁농가 2기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수정과 함께하게 됐죠. 지금은 멘토링 사업에도 함께하고 있고요. 지금도 초화류 재배 중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수목원에 연락드려요. 사진을 찍어 보내거나 전화를 해서 해결 방법을 묻고, 항상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Q4. 최근 진행하고 있는 멘토링 활동에 대해 알려주세요.
처음에 멘토 역할을 맡으라고 했을 땐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우리가 과연 멘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컸죠. 그래서 ‘우리도 배우고, 멘티도 함께 배우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국화 삽목 교육에서는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전문 농가에 가서 직접 삽수를 채취하고 삽목하고 약 처리까지 해보는 실습을 함께 했어요. 실습 기록 일지를 쓰면서 1차, 2차 삽목까지 마쳤고, 식재 간격 실험도 함께 해보면서 차근차근 기술을 익히고 있어요. 앞으로 삽목한 국화가 뿌리를 내리면 분갈이와 순따주기까지 단계별로 함께 진행할 예정이에요. 또 수목원에서 종자 유통, 품종 출원, 생산·판매 구조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해주셔서, 멘티들과 함께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엔 농장 브랜딩 관련 강의도 예정돼 있어 모두 함께 들으러 갈 계획입니다.
Q5. 멘토링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계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같이 배우고 같이 해보는 것이에요. 우리가 모든 걸 다 알고 가르치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함께 부딪치고, 궁금한 게 생기면 같이 질문하고, 또 같이 해결해보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멘토링이 시작되고 나서는 질문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왜 안 자랐지?’, ‘왜 병이 났지?’ 이런 물음표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공부를 더 하게 돼요. 이전에는 그냥 교육받고 끝이었는데, 지금은 멘티들과 함께하다 보니 그 물음표를 놓치지 않게 돼요. 저는 그게 제일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해요.
Q6. 세록장터 플리마켓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해보셨는데,
농가에 어떤 도움이 되었다고 보시나요?
처음 플리마켓에 나갔을 때는 솔직히 정말 많이 헤맸어요. 세종시는 특히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라 예쁘게 진열된 걸 원하는데, 우리는 그냥 농장 스타일 그대로 가져갔던 거죠. 장터를 여러 번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거죠.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꾸며야 눈길을 끄는지. 저희가 저번에 ‘황매화’나 ‘깽깽이풀’ 같은 특색 있는 꽃을 개화 시점에 맞춰 꺼내 진열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스토리가 있는 상품 구성과 연출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이 과정에서 ‘나만의 색깔’을 찾게 됐다는 거예요. 처음엔 소비자 취향을 쫓아가려 했지만, 결국은 내 취향과 개성을 담아 꾸민 진열이 가장 효과가 좋더라고요.
Q7. 한수정 지역상생사업에 제안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멘티들과 함께 다른 지역농가들과의 교류 기회를 꼭 한번 가져보고 싶어요. 예전에 플리마켓에 나갔다가 봉화에서 오신 농가 분들을 잠깐 뵌 적이 있었는데, 지역 자생식물을 정성껏 키워 전시한 모습이 인상 깊었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봉화지역 농가들과 저희 멘토링 그룹 간의 교류 자리를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예를 들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방문이나 멘토 농가 간 팜 투어 같은 형식도 좋고요. 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의 기법이나 시장 반응, 품종 정보 같은 걸 공유하면 농가 입장에선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조금은 게을러져도 괜찮아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Q8. 앞으로 정가목원이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지금까지는 주로 기르는 데 집중해왔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가서 직접 소비자와 만나고, 판매까지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첫걸음으로 이번에 멘티들과 함께 9월 말이나 10월 초쯤 작게나마 ‘국화축제’ 를 열어보자고 했어요. 축제처럼 전시도 하고, 나눔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요. 국화 삽목부터 같이 시작했으니, 끝도 같이 해보자는 마음이죠.
멘티들 대부분 수목원 지역상생사업이나 정원장터에 처음 참여하는 분들이에요. 이번 멘토링이 단순한 교육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역 농가끼리 연결되고 협업이 시작되는 기점이 되면 좋겠어요. 솔직히 이런 건 혼자선 못 하거든요. 다 같이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죠. 이번 경험을 통해서 같이 배우고 같이 성장하는 경험 그리고 그 안에서 농가 소득에도 작게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게 지금 저희의 가장 큰 바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