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곁에, 한수정

산책할까요?

바다와 숲이
서로를 닮아가는 곳

천리포수목원

충남 태안반도의 끝자락, 서해를 따라난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왼편으로 바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서해 특유의 잔잔한 물결, 반짝이는 햇살, 어디선가 솔솔 불어오는 바람. 그렇게 바다를 따라가던 길 끝자락에서 천리포수목원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주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천리포수목원하절기 운영시간 : 09:00~18:00 (17시 입장마감)일반요금 : 12,000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1921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귀화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박사는 1962년부터 천리포의 이 척박한 모래땅에 하나하나 나무를 심기 시작해, 40여 년 세월 끝에 17,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는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으로 가꿨다. 그의 숲은 한국 자생식물은 물론 세계 60여 개국의 도입종이 어우러진 생태의 보고가 되었고,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가 세계에서 12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공식 인증하기도 했다.

키위와 블루베리가 한국에서 처음 뿌리내린 곳
주제원의 굽이진 길을 걷다 보면 “우리나라 최초로 키위를 도입한 천리포수목원” 이라는 안내판이 눈에 띈다. 민병갈 박사는 키위와 블루베리를 한국 땅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그는 가끔 수목원에서 자란 블루베리로 직접 잼을 만들어 먹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한다. 국내 과수농가의 주요 소득으로 자리잡은 키위와 블루베리의 시작이 바로 천리포수목원이었던 셈이다.

민병갈의 나무- 완도호랑가시와 목련 ‘라스베리 펀’
천리포수목원에서 꼭 눈여겨봐야 할 특별한 나무들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자생종인 완도호랑가시나무와 외국산 변종 목련 ‘라즈베리 펀’으로, 둘 다 민병갈 박사의 이름이 학명에 함께 새겨진 이곳을 대표하는 나무들이다. 민병갈 박사가 1978년 완도의 자생식물을 탐사하던 중 세계적인 희귀종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처음 발견했고, 이후 세계 식물학계에 공식 등록되었다. 2025년에는 완도군이 이 나무를 군목으로 지정하며 지역의 상징수로 삼았다. 또 하나, 수목원 곳곳을 물들이는 목련 ‘라즈베리 펀’은 민 박사가 직접 파종 실험을 통해 선발한 품종으로, 세계 목련도감에 공식 등재되었다.

바다를 만나는 길, 솔바람길
수목원을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나면, 눈앞에 천리포 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숲의 고요함과는 또 다른 탁 트인 풍경이 마음을 채운다. 해변 앞 작은 섬은 마을 사람들은 ‘닭섬’이라 부르지만, 민병갈 박사는 이곳에 살던 바다직박구리 ‘낭새’를 떠올려 ‘낭새섬’이라 이름 붙였다. 물이 빠진 바닷길 위로 섬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한편, 해변 데크길 옆으로는 1970년대 초 민 박사가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곰솔 숲이 길게 이어져 있다. 지금은 해안을 따라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조용한 해안숲길이 되어 탐방객을 맞이한다.

한수정 우수교육기관 공모전에 사립 부문 최우수상 수상
천리포수목원은 2009년에 국내 최초로 산림청 인증 ‘수목원전문가 교육과정’ 을 개설하며 국내 정원·수목원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외에도 유아 숲교육부터 장애인 숲치유 프로그램까지, 연령과 대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운영하며, 누구나 자연 속에서 삶을 돌아보고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길을 넓혀왔다. 이러한 노력은 올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주관한 우수교육기관 공모전에서 사립 부문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초록 ON AIR수목원과 정원, 반려식물 그리고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한수정 팟캐스트 <수목원에서>
식물처방전한수정이 추천하는
MBTI 유형별 반려식물